5월 20일 금요일 오전 9시.
126회 건축구조기술사 면접 불합격 통지를 받았습니다.
평균 합격률 60~70%인 시험인데다가 왠만하면 거의 붙여준다니, 붙겠다라는 오만함 덕분이었는지 생각보다 충격이 컸습니다.
2~5%의 합격률을 보이는 필기시험에서 떨어진 좌절감보다 붙은 희열감이 더 큰 것과는 상반된 분위기입니다.
확실히 멘탈이 많이 흔들렸습니다.
정말 오만한 생각이었지만,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수많은 기술사 후기(건축구조기술사 이외도 포함)를 참고하면, 이정도는 붙겠다 싶었습니다.
https://im-pine.tistory.com/entry/126%ED%9A%8C-%EA%B1%B4%EC%B6%95%EA%B5%AC%EC%A1%B0%EA%B8%B0%EC%88%A0%EC%82%AC-%EB%A9%B4%EC%A0%91-%ED%9B%84%EA%B8%B0-%EB%B6%88%ED%95%A9%EA%B2%A9?category=1037005
위의 후기에도 서술했듯이, 다시 복기해보니 면접관들이 저를 떨어트릴 포인트를 찝겠다고 한다면,
마음먹고 많이 찝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정말 절치부심하여 면접에 대한 만반의 준비를 하였습니다.
필기시험보다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매일 공부를 하였습니다. (하루 1~2시간 정도)
필기시험때 준비했던 방식과는 다른 공부방식으로 면접준비를 했습니다.
상대적으로 부족한 실무능력 때문에 실무능력에 대한 간접적인 경험을 하는 것을 중점으로 하였습니다.
추후에 면접준비와 관련된 포스팅에서 말씀드리겠지만, 저는 면접준비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 중에 한명입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건축구조기술사 시험에선 수험자들에게 면접준비에 대한 필요성이 많이 이슈가 되고 있진 않은 것 같습니다.
6번 안에만 붙으면 된다 라는 생각이시라면 물론 준비하실 필요가 없을 수도 있겠습니다.
그 무엇보다 이번 면접에서 저번 면접과는 차별 포인트를 둔 것은 이력카드였습니다.
상대적으로 건축구조기술사 준비하시는 분들이 다른 기술사 분들보다 이력카드 작성에 크게 공을 들이지 않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건축시공기술사만 하더라도 면접학원이 따로 있을 정도입니다.
이력카드를 126회때보다 가다듬어 면접관님들이 한눈에 보시기에 편하게 구성을 변경하였습니다.
이력카드 작성에 대해선 추후에 다시 포스팅 하도록 하겠습니다.
7월 23일 토요일 무더운 날이었습니다.
이 때 127회 기술사 면접시험이 시행되었습니다.
이 날도 첫타임으로 했습니다.
보통 오전 첫타임이 좋습니다.
면접관님들 컨디션이 조금이라도 쌩쌩할때 가셔야, 실제로 면접관님들을 뵀을때 체력이 딸려서 좋지 않은 표정을 덜 보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늦게 면접을 본다면 아무래도 그 전에 봤던 사람들의 비교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뒷타임을 선호하시는 분들도 여럿 있으시지만, 그래도 첫타임을 선호하는 사람이 많으며 저 역시도 그런 사람 중 한명입니다.
126회와 같은 서울 동부시험장에서 시험을 치뤘습니다.
127회 필기는 역대급 합격률(20%, 65명)을 자랑했던 지라, 아무래도 면접 수험생들이 예전보다는 많았습니다.
그래도 한번은 본 경험이 있다고 떨리지는 않았습니다.
저랑 같이 보러갔던 직장 동료분은 첫 면접이라 그런지 엄청 떨었습니다.
저는 3번 부스에서 면접을 보았습니다.
면접을 다 보고 난 후... 126회때 울리지 않았던 벨소리(20분 지나면 울립니다)가 울리지 않았습니다.
역시나 또 빨리 끝나서 안되겠구나 싶었습니다.
먼저 면접을 치루고 절 기다리고 있었다는 직장동료 말로는 그래도 30분 가까이 진행되었다고 합니다.
찝찝한 마음을 뒤로한 채 뚝섬으로 가서 커피나 한잔 해봅니다.
아예 틀리게 말한 답변도 있었고, 어물쩡거리며 제대로 답하지 못했던 것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다행인건 126회 때 보단 말을 많이 한 것 같았고, 단발성으로 이어지는 산발적인 질문이 아닌 대화형 질답구조로 구성되었다는 점입니다.
집에오니 와이프가 수고했다고 제가 좋아하는 회도 시켜줬습니다.
아직도 이해가 안되는 것이, 면접 발표는 왜이렇게 늦게 뜨는 것일까요?
정말 1년같은 1달이었습니다.
살아생전 신이라는걸 믿어본 적이 없는 저인데, 기술사를 준비하며 신을 믿게된 것 같습니다.
길에 가다가 교회나 성당, 절이 보이면 기도를 하고, 어딜 놀러가도 사찰에 들려서 꼭 기도를 드렸습니다.
8월 19일 오전 9시.
최종합격 발표날. 드디어 합격 소식을 들었습니다.
필기 때의 감동과는 다르게, 면접 합격때는 아 드디어 해치웠다 라는 통쾌함이 지배했습니다.
아쉽게도 제 동료는 떨어졌습니다.
놀랍게도 이번 128회 필기, 127회 실기 합격률을 보니, 2명(0.5%), 30명(40%) 였습니다.
평균 2~5%의 필기합격률과 60~70%의 면접합격률을 참고한다면, 정말 안뽑은 겁니다.
기술사회에서 합격자수 조절을 바로 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뭐 이제 같은 기술사로썬 나쁘지 않게 느껴지긴 합니다.
바로 신이 나서 큐넷에 들어가서 합격증을 뽑아봅니다.
아직도 이 사실이 믿기지가 않아, 하루에도 수십번 들어가봤습니다.
진짜 합격인지, 꿈인지.
마지막으로 이 길을 걸으면서 혼자가 아닌 "우리"의 중요성을 깨달았습니다.
저 혼자만 잘났다고 이 길을 완주한 것이 절대 아니었습니다.
제 주변의 모든 사람 덕분에, 그 분들이 많은 힘이 되었기에 이 길을 완주할 수 있었습니다.
신혼생활을 반납해도 아무말 없이 옆에서 잘 견뎌주고, 때로는 공부하라고 압박해줬던 와이프,
연락 잘 못드리고 잘 찾아뵙지 못해도 오히려 위로해주신 장인,장모님 그리고 부모님.
준비할때 같이 위로하고 격려하며 도움을 많이 준 스터디메이트들.
특정 실무경력이 부족하였지만, 관련 자료와 설명을 아낌없이 해주신 회사사람들.
진로에 대한 고민과 정서적으로 많이 도와주신 지도교수님.
시간이 없으신데도, 면접준비를 위해 기꺼이 면담시간을 내주신 선배님들.
연락 잘 못해줘도 이해해주신 친구들과 주변분들.
이 분들 없이 혼자서만 이 길을 걸어왔다면, 아마 이뤄내지 못했을 것 같습니다.
건축구조기술사가 제 커리어의 마침표가 아닌, 시작점이 되고자 하며,
앞으로 겸손하게 그리고 더욱 발전하는 사람이 되고자 합니다.
먼 길을 걸으며 지나온 길을 돌이켜보니, 정말 힘든 길이었습니다.
이 길을 걸여오셨던, 그리고 걷고계신 모든 분들에게 존경과 위로의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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