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건설 정보/건축과 구조

태풍(힌남노, 매미)이 오면 내 건물은 안전할까?

by 그로업 2022. 9. 3.
1. 태풍과 풍속

 

태풍 힌남노 예상 경로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대한민국 상륙을 앞두고 있습니다.

기상청에 따르면, 현재는 49m/s 의 '매우 강' 으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해수면 온도가 높은 동중국해에 오래 머물면서 4일 새벽쯤 '초강력 태풍' 으로 격상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이번 태풍 힌남노의 가장 큰 세력일 때는 5~6일로 예상하고 있으며, 6일 쯤에 경남 남해안부터 시작하여 대한민국을 관통할 것으로 보여, 예전 태풍 매미시절이 떠오르게 합니다.

힌남노 태풍 예상정보(2022. 09. 02.)


힌남노가 대한민국 본토에 영향을 미칠 때 쯤이면 순간최대풍속이 50m/s 전후로 기록될 것으로 보입니다.
약 4조 2천억원의 피해와 사망자 117명, 실종자 13명을 기록한 태풍 매미(2003년)는 대한민국 본토에서 관측당시 제주도에서 순간최대풍속 60m/s 을 기록했다고 합니다.

태풍 매미의 순간최대풍속 (출처 : 나무위키)
태풍 매미의 최대풍속 (출처 : 나무위키)

 

태풍 매미의 상황을 되짚어보자면,

  • 태풍 매미의 당시 관측계 상한선이 60m/s 임을 고려하면, 실제 순간풍속은 더 높았을 수도 있음.
  • 태풍 매미의 역사적 최대풍속은 오키나와에서 74.1 m/s 가 기록되었음.

이를 통해 힌남노의 예상 풍속 등을 유추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2. 순간풍속과 평균풍속, 기본풍속

 

KDS 41 10 15 의 기본풍속 자료

언론에선 평균풍속과 순간풍속의 개념을 혼동하여 쓰곤 합니다.
"태풍 매미가 60m/s 인데 우리나라 풍속은 28m/s 기준으로 설계되고 있다. 구조적으로 문제가 있다."
이런식으로 발표하곤 합니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비교입니다.
그래서 순간(최대)풍속과 평균풍속 그리고 설계풍속을 산정하기 위한 기본풍속을 구분하여 알 필요가 있습니다.

 

아래와 같이 기상학, 공학 등에서 사용하는 풍속의 다양한 개념을 설명해보자면,

 

  • 순간풍속 : 바람이 순간(1~3초)적으로 가장 세게 불었을 때의 풍속
  • 최대풍속 : 임의의 기간동안 평균으로 가장 세게 불었던 풍속 (우리나라는 10분)
  • 평균풍속 : 임의의 기간동안 평균으로 불었던 풍속 (우리나라는 10분)
    ※ 평균풍속을 구할 때 우리나라와 일본은 10분간 평균풍속을 활용하나, 미국과 호주의 경우 2~3초 순간풍속을 활용합니다.
  • 기본풍속 : 임의의 기간의 평균풍속(우리나라는 10분) 관측자료를 기반으로 확률통계적 방법으로 x년 재현주기(x년간 다시 일어날 조건)값을 예측한 풍속
  • 설계풍속 : 기본풍속, 지표면조도구분, 구조물의 높이, 구조물의 용도 등에 따라 산정되는 실제 설계 시 활용되는 풍속

 

뉴스나 기상청에서 발표하는 풍속은 주로 순간(최대)풍속입니다.
그러나, 구조설계 시에 활용되는 풍속은 설계풍속입니다.

아래는 기상청에서 관측하여 발표하는 풍속은 어떤 원리로 측정되고 발표되는 지 알려주는 기상청의 답변입니다.

[기상관측] 풍속자료는 어떻게 관측되서 나오나요?
국민신문고 민원ㆍ정책지식 | 12.03.05 13:22

안녕하세요. 최근 지역별 풍속자료에 대한 분석을 하다가 평균풍속에 대한 자료값이 궁금해졌습니다.
풍속의 단위는 m/s 인데, 풍속 자료의 측정원리가 1분평균풍속이면 1분동안 계속 측정된 자료인지, 10분평균풍속이면 10분동안 계속하여 측정한 자료인지..
풍속자료의 처리 방법을 알려주세요.

안녕하세요.
기상청 업무에 관심을 가져 주셔서 감사합니다.
풍속자료는 풍속센서가 출력하는 전기적 신호를 0.25초마다 수신하여 그값을 물리량(순간값)으로 변환하여 나오는데, 10초마다 과거 40개의 순간값을 평균하면 현재풍속이 된다.
1분마다 과거 1분간 6개의 현재풍속값을 평균하여 1분 평균풍속이되고, 매 10분 평균풍속은 10개의 1분 평균자료를 평균한 값이다.
최대순간풍속은 1초마다 3초 이동평균값 중에서 최대값으로 하고, 이때의 풍향을 최대순간풍향으로 한다.
풍속자료의 처리 원리에 대한 답변이 도움이 되셨길 바라며,그 밖의 궁금하신 사항에 대해서는 전주기상대 민원실(063-284-0131)로 문의해 주시면 성심성의껏 답변 드리겠습니다


즉, 순간(최대)풍속은 3초 평균값, 우리나라의 평균풍속은 10분 평균값임을 알 수 있습니다.

 

3. 설계에 기준이되는 평균풍속


우리나라는 설계풍속을 산정할 때, 아래의 3가지 변수에 따라 지정되는 기본풍속을 활용합니다.

  • 100년 재현주기
  • 10m 계측위치
  • 10분 평균계측
  • 노풍도 C

그리고 기본풍속에 아래와 같은 여러 계수들을 적용하여 최종적으로 설계풍속(VH)이 정해지게 됩니다.

 

KDS 41 10 15(2019) : 5.5.1


구조설계(주골조, 외장재 등)에 직접적으로 활용되는 풍속은 바로 이 설계풍속입니다.

즉, 위 사실만 봐도 태풍의 순간풍속과 설계기준상의 설계풍속과는 단순비교가 어렵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건물이 태풍에 안전한지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4. 설계풍속 환산계수


ASCE7 의 C26 에는 Durst factor 라는 것이 존재합니다.

Durst factor 란, 평균풍속을 측정하는데 필요한 측정기간을 보정해주는 factor 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위에서 말씀드린바와 같이, 설계기준 평균풍속의 측정시간은 10분이며, 기상청에서 발표하는 순간최대풍속은 3초입니다.
그렇다면 이 두개를 비교하려면 측정시간부터 맞춰야겠죠?

 


그렇다면 기상청 자료와 설계기준 자료를 비교하기 위해선 Durst Factor 를 활용하면 되겠습니다.

제주도의 설계기준 상 기본풍속은 44m/s 이며, 태풍매미가 기록한 순간최대풍속은 60m/s 입니다.
위의 도표를 활용하면, 대략 1.5가 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제주도의 기본풍속(10분평균)을 순간풍속으로 변환하면, 44 x 1.5 = 66m/s 이 됩니다.

같은 노풍도가 C 라면, Kzr 값은 항상 1보다 클 것이며, 어떠한 조건에서도 풍속은 66m/s 보다 크게 설계되었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각종 기준과 설계조건에 따라 하중증폭계수, 강도감소계수 등의 안전계수가 들어간 것을 고려하면,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5. 결론


언론과 기상청에서 말하는 순간풍속은 3초평균 계측값입니다.
그러나, 설계에 활용되는 기본풍속은 평균풍속 데이터를 기반으로 만든 것이며, 평균풍속은 10분평균 계측값을 의미합니다.
태풍 매미가 왔을 때 건물이 붕괴되지 않은 이유는 다 이 이유때문입니다.
따라서 힌남노가 온다 하더라도, 구조기준에 의거하여 건물이 설계되었다면, 골조붕괴같은 이슈는 없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하지만 보통 태풍이 오면, 외장재가 떨어져서 인명 및 재산피해가 나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따라서 주골조의 안정성 뿐만이 아닌, 건축물의 외장재(비구조요소)설계의 기준이 더 강화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하며,
이는 구조기술사의 구조검토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