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월 29일 두번째 시험 : 126회
점수를 받아보니 나름 자신감도 생겼고, 비로소 내가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 다음 시험엔 어떻게 해야할지 머리속에 구체적으로 그려졌다.
매일 공부일지를 작성했고, 공부를 위한 자료구조를 더 체계적으로 구성하였다.
나는 주로 두꺼운 전공서적을 대신하여, 태블릿(갤럭시탭 s7)으로 스캔하여 보관했다.
이 때 장점은 이동하면서도 쉽게 노트/전공서적에 접근할 수 있고,
가끔 바람쐬면서 공부하고싶을 때(카페 등) 태블릿 하나와 필통, 연습장, 계산기만 들고가면 다 해결되기 때문이다.
태블릿의 또 하나의 장점은 검색이 수월하다는 것이다.
파일이름에 주요 태그를 달아두어, 어떤 키워드(ex. 에너지법)를 검색하면 그와 관련된 자료/오답노트 등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태블릿으로는 정리노트/오답노트를 탄력적으로 개정할 수 있다.
공부를 하다보니, 정리노트는 한번 만들어놓고 쭉 쓰는 것이 아니었다.
기준과 참고서 등을 반복해서 보다보면 내가 잘못 알고 있던 사항이라던지, 더 자세한 내용을 발견했다던지 등에 의한 추가/수정사항이 분명히 나온다.
만약 하드카피로 관리를 했다고 하면... 꽤나 복잡한 사안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태블릿으로는 손쉽게 추가/수정이 가능하다.
친구/지인들과의 약속은 양해를 구하고 모두 취소하였고, 심지어 경/조사, 가족행사까지도 최소화하였다.
회사의 친한 사람들이나 친구들이 술을 먹자고 해도 거절했다.
점심시간에도 같이 밥을 먹자는 동료의 제안을 거절하고 점심시간에 공부를 했다.
다행히 모두 서운해하지 않고 내 이런 사정을 이해해주었다.
가장 마음에 걸렸던 사건은, 내 결혼식에서 축가를 불러준 친구의 결혼식에 가지 못한 사건이었다.
친구는 일요일에 결혼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난 당시 K-1 기출문제 풀이반 수업을 듣고 있었고, 하필 그 날의 수업내용이 내가 부족했던 분야였다.
친한친구중 한명이고 게다가 축가까지 불러줬는데, 학원 가야한다고 결혼식에 참석을 안해? 보통 납득하기 어려운 사안이다.
다행히 친구는 이해해주었고, 와이프는 나 대신 결혼식에 가서 축하해주었다.
내 친구도 내 와이프도 너무 고마웠다.
우리 부모님과 장인/장모님도 내 사정을 이해해주시고 가족행사를 최소화해주셨다.
자주 찾아뵙지 못해도 그래도 내가 더 힘들지 않겠냐고 위로를 많이 해주셨다.
이렇게 판이 깔아졌는데, 따지 못한다면 그건 100% 나의 능력 부족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야근을 하지 않는 평일엔 공부시간을 최소 4시간을 확보할 수 있었다.
주말에는 7~10시간동안 공부했던 것 같다.
12시간 14시간 얘기하는 사람도 있는데, 개인적인 경험으론 10시간 넘어가면 의미없다.
체력 방전돼서 머리에 들어오지도 않는다.
쉬는것도 중요하다.
어떻게든 공부하려고 애를 썼다. 저 이틀은.. 술먹은 날...
비워진 첫 주는 126회 수험 직후 쉬었던 날...
기술사 시험은 마라톤과 같다.
그래서 가장 중요한건 인텐시브하게 전력질주를 하는 것이 아닌, 포기하지않고 오래 달리는 것이다.
그 초점에 맞춰,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최선을 다하고 이 패턴을 유지하는데 집중하였다.
시험문제를 더 많이 풀고, 이론지식도 더 확장시켜 126회 시험을 봤다.
이 때는 추워서 발난로도 갖고갔다.
문제지를 본 순간 할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125회와는 달리 계산문제를 모두 도전할 수 있었다.
(4교시 클레비스 문제는 시험 전날 들고갈까? 하다가 설마 나오겠어? 하고 패스 했는데, 진짜 나와버렸다. 그래서 스킵.)
아쉬운건, 이거저거 다 쓰다보니 3교시에선 시간배분을 잘못해서 역학문제를 너무 급하게 풀었다.
수험장을 나오면서 회사 선배와 통화를 하는데, 너무 실수를 많이 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카페에 올라오는 풀이를 봐도 실수가 많았다.
개인적으로는 기대감보다 아쉬움이 많았던 시험이었다.
126회와 127회의 사이기간이 너무 짧아서, 1주일간의 휴식을 취한 후 바로 127회 시험준비를 했다.
그렇게 공부를 계속 이어가던 중, 3월 17일, 격리기간에 64.25점으로 합격통지를 받았다.
내 자신에겐 부족했던 시험이었고, 생각보다 이른 시기에 합격하게 되어 한동안 멍했다.
더 기쁜 소식은 오랜 수험기간동안 고생하셨던 회사 선배도 같이 합격했다는 것이었다.
수험자분들 모두 고생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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