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 유행하는 짤방이 하나 있다.
힘들 때 우는건 3류.
힘들 때 참는건 2류.
힘들 때 웃는건 1류.
그지같은 삼류인생
논란은 많지만 맞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힘들 때 웃으며 견디는 사람들을 옆에서 본다면 얼마나 경의로운가?
회사에서 끝내지 못한 일을 집앞 카페에서 바쁘게 하고 있을 때였다. 새해가 오기도 했고, 주말이라 비교적 한산한 이곳에서 망중한을 잠깐 즐기며 내 인생을 돌아보기로 했다.
그다지 좋지만은 않은 한 해였다. 위기를 노력으로 돌파하며 인생의 전환점이 왔던 2015년, 2016년과는 달리, 2017년은 액운이 가득 낀 한 해였다. 물론 기저효과로 발휘되어 상대적으로 운이 좋지 않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객관적인 사건들만 나열해도 2017년은 그다지 좋지 못했다. 아니 불운했다. 가족, 직장생활, 사회생활, 연애 등등 하나도 제대로 굴러가는 것이 없었다. 단지 하나 건진다면 운동을 꾸준히 해서 내 습관이자 취미로 정착시켰다는 점?
1년 중 내 멘탈이 제대로 잡혀있었던 적이 없었던 것 같다. 혼자 먹는 술도 늘어만 갔다. 남에게 상처받고 눈치받는 것 보단, 내 방 창문에 떠 있는 달을 보며 술잔을 기울이며 무언갈 추억하고 곱씹는 것이 훨씬 나았다. 때문에 친한 사람들 중에서는 걱정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핑계일지는 몰라도, 이것이 악순환이 되었다. 비교적 온순하다고 평가를 받아온 나는, 과거 결혼까지 생각했던 사람으로부터 받은 깊은 상처로 인해 신경질적이고 공격적인 성격으로 변했다. 더이상 남들로부터 상처받기 싫었다. 차라리 내가 상처받기 전에 남에게 상처를 주어, 그 위험을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했다. 이것은 직장동기 등 사회관계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끼쳤다. 내가 생각해도 정말 공격적으로 변했다고 느꼈을 정도니깐.
동기와 뜬금없이 언쟁을 벌였던 사건이 있었다. 바로 가상화폐 관련 언쟁이었다. 나는 과거 비정상적인 시장의 흐름과 손해를 봤던 기억 때문에 가상화폐를 단순 '도박'으로 생각했고, 상대방은 그것이 아니었다. 얘기를 하다가 갑자기 언쟁으로 번지게 되었다. 나는 얘가 더이상 도박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걱정되는 점, 그리고 그냥 평범하고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에게 괜히 도박을 종용한다는 생각에 쉽게 흥분하게 되었다. 정신을 차린 후에는 다른 동기들은 그 자리를 떠났고, 나에겐 후회밖에 남지 않았다. 조금 더 차분하게 생각하고 길게 보았더라면...
여기서 어리석은 판단을 또 하게 된다. 쉽게 흥분을 하여 언쟁을 벌인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판단이었는지 증명하게 되었다. 나는 다시 가상화폐에 손에 대기 시작했다. 내가 남을 비판하는 잣대로 활용한 그것을 오히려 다시 쓰고있었다.
이 때는 단순히 '투자'가 아니라 '투기'이자 '도박'이라고 mind-set을 하고 접근하였다. 여태까지 하면서 손해나 이득은 보지 못했다. 그러나, 분명 나도 몇배를 먹을 수 있는 기회가 반드시 존재했다. 그러나 성급한 성향때문에 그것을 2번이나 놓쳤다. 느낀 점이 있었다. 나는 지긋이 기다릴줄 아는 능력이 부족했다. 다시 말해 '존버'정신이다.
어렸을 때부터 어머니는 나의 급한 성질을 걱정하였다. 막상 이 어린놈을 보자니 겉으로 보기에는 차분하고 심사숙고하는 것 처럼 보여도, 막상 속내를 까보면 심사숙고가 아니라 갈팡질팡이었다. 결정장애.
나는 어떤 결정을 하면 무엇이 장점이고 무엇이 단점이고... 등등의 분석까지는 효율적으로 이행했다. 그러나 단순히 Yes/No 판단에서 나의 이성은 무너지게 된다. 갈팡질팡한다. Dummy의 대부분은 바로 여기서 발생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보자. 주변에 있는 힘들 때 웃는 사람들의 공통점이 있다. 단순하다. 별 일 없이 넘기는 것이다.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지나간 슬픔에 새로운 눈물을 낭비하지 않는다. 그 사람들은 감당할 수 없는 파도는 맞서지 않는다. 처음 한 두번은 파도를 맞겠지만, 결국 그 파도를 타기 시작한다.
'신과 함께' 라는 영화에서 덕춘이 자홍에게 한 말이 있다. 이승에서 온 대부분 사람들은 과거의 고통스러웠던 기억을 다시 떠올려보면, 모두 아름다웠다고 말했다고.
과거의 고통들은, 돌아보면 모두 아름다운 추억이었다.
지나간 슬픔과 후회에 대해 정말 필요한 것만 건지고, 나머지는 생각하지 말자.
과거는 과거일 뿐, 감당하지도 못할 큰 파도를 맞서지 말고, 파도를 타자.
때로는 너무 깊게 생각하지 않고, 흘러가는대로 살아가는 것이 좋은 결과로 보상받을 떄도 있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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